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자유게시판

제목

경이와 건이

작성자
이기원
작성일
2016.07.11
첨부파일0
추천수
1
조회수
476
내용

이, 건이는, 지난 봄 내 집 앞으로 이사 온 이래 새로 생긴 어린 두 친구다. 경이는 다섯 살, 건이는 세 살, 경이는 아버지 닮아 귀엽고, 건이는 어머니 닮아 귀엽다. 얼굴이 더 귀여운 것은 아래 건이일까? 그러나, 경이는 이마 바로 위에, 이 세상에 아무도 가지지 못한 귀엽고 귀여운 가마를 가졌다.

이 가마 때문은 아니겠지만, 내게는 경이가 더 사랑스럽다. 내 친구, 즉 이 두 형제의 아버지 되는 사람은 나와는 또 아주 의견을 달리하여, 단연코 아우 되는 건이를 사랑한다. 어떤 때는 곁에 있는 사람이 딱하도록 편벽되게 건이를 사랑한다. 나는 일찍이 내 친구가 기쁨을 가지고 경이를 안아주는 것을 보지 못하였다. 언제든지 경이는 미지수(未知數)요, 대중할 수 없는 곤란한 애라는 것이다.

하기는, 내 친구가 경이에게 겸연함을 느끼는 데는 이 밖에도 이유(理由)가 없는 것은 아니다. 첫째, 다섯 살 났다는 애가 아직 말 하나를 변변히 하지 못한다. 어떤 말은 건이 편이 도리어 더 똑똑하게 한다. 무슨 의견이 있어 제 딴에 웅변을 토하느라고 한창 야단을 할 때는 꼭 중국말 한가지요, 또 중국말 한가지로 알아들을 수가 없다. 그뿐인가, 경이는 또 이 동네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정도로 불량소년(不良少年)이다. 경이는 아침에 일어나 밥을 먹고 나면, 이 추운 겨울에도 도무지 집에 붙어 있지를 않는다. 어느 새 뛰쳐나와서는 이웃집을 쏘다닌다. 어떤 집에 가서는 밥을 내라 해서 먹고, 어떤 집에 가서는 남의 자명종(自鳴鐘)을 낱낱이 해부(解剖)해 놓고, 또 어떤 집에 가서는 남의 색시의 분갑, 크림병을 둘러엎어 놓고 부숴 놓곤 한다.

바로 뒤에 있는 내 집이 이 악소년(惡少年)의 습격에서 자유로울 리가 없다. 일요일 같은 때 집안에 들어앉아 있노라면, 이놈이 헬레벌떡거리며 내 집 문밖에 와서는, 문을 덜렁거리며,

“나 드가여. 나 드가여. 문 열어여.”

하고 야단을 한다.

“이놈이 또 왔구나. 이놈, 어떤 놈이고?”

남구직나가요구인룸알바건마아르바이트밤업소구인 거의 카루스에 온 적이 없는 휴이든에게 무언가를 기대한 건 아니었지만 직접 부정의 말을 들으니 조금 허탈해졌다. 입성 가능한 방법 가운데 연줄을 배제한 카웬이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뇌물을 쓰는 것에 고민하고 있을 때 숨죽이고 있던 루아가 조그만 음성으로 속삭이듯 말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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